장면을 남기는 음악 제작 스튜디오의 솔직한 이야기

Detailed view of audio mixer sliders and buttons for sound engineering and music production.

MR-dust: 우리는 결국 ‘소리’로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한 번쯤 이런 경험 있으실 겁니다. 꽤 잘 만든 영상인데, 막상 끝나고 나면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런데 배경에 깔렸던 짧은 멜로디, 그 공기 같은 사운드는 이상하게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MR-dust는 바로 그 지점을 붙잡고 있는 팀입니다. 화면이 끝나도, 공연장이 텅 비어도, 광고가 스킵돼도 귀 안쪽에, 가슴 안쪽에 남아 있는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그래서 저희는 늘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우리는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장면을 남기는 일을 한다”고요.

5년, 생각보다 짧고 또 길었던 시간 동안 MR-dust는 영화와 광고, 공연, 브랜드 캠페인, 때로는 아주 개인적인 프로젝트까지. 여러 현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버전 수십 개를 거쳐가며 음악을 만들어 왔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음악의 세계

MR-dust의 작업은 늘 같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이 음악이 깔리는 순간, 화면 밖에서는 어떤 공기가 흐를까?” 단순히 멋있는 사운드, 유행하는 스타일을 복사하지 않습니다. 장면과 브랜드, 사람의 숨을 같이 생각합니다.

브리핑보다 먼저 듣는 것은 ‘톤’입니다

보통 프로젝트의 첫날은 화려한 기획서와 레퍼런스 링크로 시작됩니다. “이 영화 예고편 느낌, 이 아티스트 믹스, 이런 텐션이면 좋겠다.” 그런데 저희가 가장 예민하게 듣는 건 자료보다 그 말을 건네는 사람의 목소리 톤입니다.

조심조심 부탁하는 기류인지,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싶은지, 안전하게 합의를 보고 싶은 분위기인지. 이 미묘한 온도 차이가 결국 음악의 길을 바꿉니다.

그래서 MR-dust는 대화를 조금 길게 가져가는 편입니다. 음악 얘기만 하지 않습니다. 요즘 어떤 음악을 자주 듣는지, 이 프로젝트가 잘 됐을 때 개인적으로 어떤 기분이면 좋겠는지까지 듣습니다.

영화, 광고, 공연… 장르보다 ‘맥락’이 먼저입니다

MR-dust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제각각입니다. 감정선을 쭉 끌고 가야 하는 영화, 몇 초 안에 메시지를 박아 넣어야 하는 광고, 거대한 스피커로 관객의 몸을 울려야 하는 공연까지.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저희의 기준은 같습니다. “이 음악이 빠졌을 때, 이 장면은 얼마나 허전해질까?” 이 질문에 스스로 확신이 들지 않으면 편곡을 다시 열고, 사운드를 다시 깔고, 믹스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편입니다.

어떤 날은 “이거 그냥 우리가 좋아서 만든 곡 아닌가?”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처음 브리핑 문서를 다시 펴봅니다. “우리가 약속했던 건, 우리 취향 자랑이 아니었다”는 걸 스스로에게 계속 상기시키면서요.

MR-dust의 이야기: 몇 개의 실패와 몇 개의 박수

처음 로고 음악을 만들던 밤

MR-dust라는 이름을 정하고 받은 첫 의뢰는 거창한 영화도, 거대한 브랜드 캠페인도 아니었습니다. 작은 회사의 로고 사운드였습니다. 길이 3~4초 남짓. 눈 깜짝하면 지나갈 그 짧은 구간을 위해 저희는 며칠 밤을 새웠습니다.

“이 짧은 소리가 회사의 얼굴이면 어떡하지?” 로고 음악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작업일 줄 몰랐습니다. 결국 기획자와 대표, 디자이너와 함께 새벽까지 온라인 회의를 이어가다 겨우 한 문장을 뽑아냈습니다.

“조용한데, 약간 집요했으면 좋겠어요.” 이상한 문장이었지만, 그날 새벽 저희는 그 집요한 조용함을 어떻게 사운드로 만들지 함께 붙잡고 씨름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완성된 로고 영상 앞에서 대표님이 작은 소리로 “아, 이거다.”라고 말하던 순간. MR-dust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현실 속에서 울린 것 같았습니다.

완성 직전, 전부 갈아엎어야 했던 프로젝트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았습니다. 어느 광고 캠페인에서는 거의 완성 단계에서 콘셉트가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음악도 전부 다시 가야 했습니다.

이미 믹스까지 끝난 트랙이 책상 위에 몇 개나 쌓여 있었고, 하드 디스크 안에는 밤을 새운 흔적들이 가득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잘못한 건 아닌데, 왜 다시 해야 하지?”

그런데 새로 정리된 콘셉트와 스토리를 듣고 나서 저희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맞다, 이 방향이 훨씬 살아 있다.” 그날 새로 만든 메인 테마는 결국 클라이언트 내부 시사회에서 가장 먼저 박수를 받은 요소가 됐습니다.

그때 배웠습니다. 음악 제작사는 ‘완성’보다 ‘함께 리셋할 수 있는 용기’를 더 자주 요구받는다는 것을요.

변화하는 음악 시장 속에서 MR-dust가 서 있는 자리

한국 음악 산업은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음원 시장과 공연 시장, 글로벌 플랫폼까지 모두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관련 분석과 통계를 모아둔 한국 음악산업 구조 분석 자료만 봐도 이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느껴집니다.

디지털 스트리밍 규모와 음악 저작권료, 글로벌 진출 사례를 다루는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 기사를 읽다 보면 한 가지가 분명해집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사운드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는 것.

MR-dust는 이런 변화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히 말해 좀 즐겁습니다. 좋은 음악이 좋은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 그 안에서 소리로, 곡으로, 시스템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미션: ‘원하는 음악’이 아니라 ‘필요한 음악’을 만들기

MR-dust의 미션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조금 다릅니다.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가 아니라 “진짜 필요한 음악을 함께 찾겠습니다.”에 가깝습니다.

브리핑을 그대로 따라가는 팀은 아닙니다

클라이언트가 들고 오시는 레퍼런스들은 언제나 소중한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그대로 복제하는 순간, 그 음악은 이미 늦게 출발한 뒤따라잡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자주 되묻습니다. “왜 이 곡이 좋으셨어요?” “이 트랙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지점이 어디였나요?” 곡의 이름이 아니라, 감정과 장면을 다시 꺼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대화 속에서 우리는 템포, 악기, 리듬, 공간감 같은 요소를 다시 분해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맥락에 맞게 완전히 다른 형태로 다시 조립합니다.

‘완벽한 소리’보다 ‘진짜 맞는 소리’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듣기에 완벽한 소리가 항상 현장에서 통하는 건 아닙니다. 모바일에서 재생될 때, 공연장 스피커에서 터질 때, TV에서 작은 볼륨으로 깔릴 때 사운드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합니다.

MR-dust는 이 차이를 애매하게 넘기지 않습니다. 실제 재생 환경을 최대한 시뮬레이션해서 여러 버전으로 테스트합니다. 그래서 어떤 트랙은 스튜디오에서는 조금 거칠게 들리더라도 현장에서는 훨씬 생생하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때, 스튜디오의 자존심을 잠깐 내려놓습니다.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소리”가 결국 더 정직한 답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비전: 장르를 초월해, 도시와 사람을 기록하는 사운드 스튜디오

MR-dust가 바라보는 비전은 조금 느립니다. “빨리 성장해서, 더 커져서” 같은 문장보다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합니다.

장르보다 ‘도시의 소리’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지하철 브레이크 소리, 카페 스팀 소리, 비 오는 날 횡단보도 신호음, 새벽 편의점 냉장고의 일정한 진동음까지.

MR-dust는 언젠가 이 도시의 소리들을 모아 하나의 사운드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습니다. 영화나 광고 속 사운드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적인 소리까지 담긴 작업을요.

글로벌 시장에서, 작은 스튜디오가 할 수 있는 일

K-콘텐츠와 음악 산업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요즘, 거대 기업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거대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MR-dust는 그 사이에서 작은 팀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합니다. 누군가에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맞춤형이지만 과장되지 않은 음악 솔루션. 글로벌 기준에 맞추되, 클라이언트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구조.

언젠가 해외 프로덕션과의 협업, 다양한 국가의 브랜드 캠페인에서도 “소리와 태도가 괜찮은 팀”으로 기억되는 것이 MR-dust가 조용히 품고 있는 비전입니다.

MR-dust의 작업 방식: 거칠지만, 끝까지 책임지는 프로세스

1. 초반 미팅 – 말이 너무 많아지는 시간

처음 미팅에서는 음악 얘기보다 프로젝트 바깥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이 캠페인이 어떤 사람들에게 가 닿을지, 이 공연을 보고 나오는 관객의 발걸음이 어떨지, 영상이 끝나고 나서 남는 한 줄이 무엇일지.

이때 정리되는 건 장르나 BPM이 아니라 “정서의 방향”입니다. 그 방향이 확실할수록 이후의 수정 과정이 덜 소모적이 됩니다.

2. 데모 제작 – 완성보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

MR-dust는 초반 데모를 일부러 조금 거칠게 가져가는 편입니다. 완벽한 믹스가 아니라, “이 방향이면 어떨까요?”를 보여주는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이 데모를 들으며 “조금 더 밝았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약간만 멈칫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이야기해 주는 순간, 음악은 비로소 ‘함께 만든 것’이 됩니다.

3. 수정과 피드백 – 솔직한 말이 오가는 구간

솔직히 말해서, 이 단계가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가끔은 “이전 버전이 더 좋았어요.”라는 말에 한동안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어디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입니다. MR-dust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감정보다 ‘포인트’를 함께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수정이 몇 번 반복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우리가 같이 찾은 사운드”라는 감각을 남기려고 합니다.

4. 마스터링과 납품 – 끝이 아니라 ‘출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파일을 전달하면 서류상으로는 프로젝트가 끝납니다. 하지만 MR-dust에게는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온에어가 된 뒤, 상영이 끝난 뒤 실제 반응과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현장에서 들은 피드백, 단 한 줄의 메신저 메시지, “사운드 때문에 영상이 살았다”는 조용한 말 한마디.

이 작은 반응들이 다음 작업의 기준을 바꿉니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나도 소리의 여운은 계속 작업실 안에 남아 있습니다.

MR-dust와 함께 만든 클라이언트들의 장면들

조용한 독립영화의 엔딩을 지키던 피아노 한 대

한 독립영화의 엔딩 장면. 대사가 거의 없는 긴 숏이었습니다. 감독님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음악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선택한 건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피아노와 숨소리에 가까운 패드 사운드뿐이었습니다. 시사회가 끝나고, 배우 한 분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제 숨이 덜 떨리게 도와줬어요.” 그 말 한마디가 몇 달간의 고민을 모두 보상해 주었습니다.

브랜드 캠페인, 6초짜리 짧은 로고 사운드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브랜드의 전체 캠페인보다 마지막 6초가 더 중요했습니다. 영상이 끝난 뒤 남는 로고와 음악. 거기서 브랜드의 인상이 결정됐습니다.

고객사는 “매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소리”를 원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쉬운 주문이 아닙니다. 너무 강하면 피로감이 쌓이고, 너무 약하면 인상이 남지 않습니다.

MR-dust는 여러 버전의 멜로디와 리듬을 테스트했고, 결국 가장 단순한 구조로 돌아왔습니다. 한 번에 귀에 꽂히기보다, 서서히 몸에 익는 방향으로요.

1년 뒤, 그 로고 사운드는 회사 내부 직원들조차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된 작은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의 음악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볼까요

MR-dust는 완벽한 브리핑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직 정리가 안 된 아이디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그냥 이런 느낌인데…” 정도의 스케치도 괜찮습니다.

그 모호한 지점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업에 저희가 꽤 익숙합니다. 함께 말을 더듬고, 레퍼런스를 뒤섞고, 때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 나가면서 결국 당신 프로젝트에 맞는 사운드를 찾아갑니다.

머릿속에만 맴돌던 장면이 있다면, 그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천천히, 그러나 진지하게 함께 만들어보겠습니다.

지금, 한 번 가볍게 이야기를 걸어보셔도 좋습니다. 짧은 메모, 러프한 기획안, 혹은 그냥 “이 음악 한 번 들어봐 주세요”라는 링크라도요.

MR-dust는 그 작은 신호 하나에서부터 프로젝트의 첫 음을 꺼내는 팀입니다.

당신이 상상하는 장면, 우리가 믿는 소리, 그 사이 어딘가에서 만나는 음악. 그걸 함께 만드는 과정이 우리에게는 여전히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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