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dust: 조용한 방에서 시작해, 장면을 움직이는 소리를 만든다
누군가 MR-dust라는 이름을 처음 듣고 “어떤 음악을 주로 만드나요?” 하고 물으면 우리는 늘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장르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소리가 언제나 사람들의 감정선 사이에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만든다는 말보다는 “공기를 만든다”는 말이 어울릴 때도 있습니다. 화면 뒤에 흐르며 아무 말 없이 분위기를 바꾸는 공기. 액션 장면에서는 심박수를 따라 뛰어다니고, 다큐멘터리에서는 침묵을 더 깊게 만드는 공기. 그걸 계속 만드는 팀이 MR-dust입니다.
최근 음악 제작 산업을 다룬 Billboard 전문 기사나 글로벌 음악 시장 리포트를 보면 디지털 환경이 얼마나 거대해졌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경쟁은 더 빨라지고, 알고리즘은 더 예측적이고, 시장은 훨씬 넓어졌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은 점점 더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MR-dust는 오히려 더욱 느린 방식으로 음악을 만듭니다. 감정의 속도에 맞춰서요.
우리의 시작: 아무도 모르는 자리에서, 소리만 남던 시절
MR-dust가 처음 생겼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끔 웃음이 나옵니다. 방음이라 부르기 민망한 스펀지 몇 장, 오래된 책상, 케이블이 엉켜 있는 바닥. 다른 사람들이 보면 ‘창고’라는 말이 더 어울렸을 겁니다.
그 방에서 처음 만들었던 곡들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서투르고, 다듬어지지 않았고, 믹스는 엉망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은 살아 있었습니다.
그때는 장비보다 마음의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족함뿐이었는데 그 부족함 속에서 “어떤 소리가 사람을 움직일까?” 이 질문만은 또렷했습니다.
첫 의뢰가 들어왔을 때, 우리는 겉으로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지만 그 뒤에서 서로 주먹을 꽉 쥐고 기뻐했습니다. 작은 회사, 작은 캠페인, 작은 영상. 어떤 사람에게는 하찮을 프로젝트였을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첫 계단이었습니다.
MR-dust의 기준: 완벽한 음악보다 ‘맞는 음악’을 찾는다
MR-dust가 프로젝트를 맡으면 제일 먼저 하는 건 ‘분석’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만히 듣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의 말투, 숨, 잠깐의 침묵. 영상의 질감, 배우의 눈빛, 배경의 공기.
음악은 그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거짓을 만들면 아무리 잘 만든 트랙이어도 다시 버립니다.
완벽한 믹스보다 사람의 불안이 먼저 보일 때가 있다
음악이 너무 완벽하면 오히려 장면이 부서질 때가 있습니다. 음 하나가 너무 깨끗하면 사람의 떨림이 사라지고, 리듬이 너무 정확하면 감정이 건조해집니다.
그래서 MR-dust는 때로 일부러 조금 어긋난 리듬을 남기고, 노이즈를 지우지 않고, 거친 호흡을 그대로 둡니다.
이건 기술적 완성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람의 불안과 진심을 음악 속에 살리기 위한 선택입니다.
음악 심리학 관련 분석에서도 불완전한 소리가 감정 전달에 강하다는 연구가 종종 등장합니다. 우리는 그걸 현장에서 계속 확인합니다.
장면에 따라 음악은 ‘달라지는 게’ 아니라 ‘변신하는 것’이다
똑같은 악기라도 다큐멘터리에서는 슬픔으로, 광고에서는 신뢰로, 영화에서는 공포로 들릴 수 있습니다.
MR-dust는 장면의 성격을 먼저 봅니다. 그리고 음악이 그 장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합니다. 주인공처럼 튀어야 하는지, 카메라 뒤에서 밀어줘야 하는지.
영화에서는 감정이 ‘흘러가는 속도’를 맞춘다
영화 작업에서는 감정선의 흐름을 가장 많이 다룹니다. 배우의 눈이 흔들리는 지점, 입술이 굳어지는 타이밍, 대사가 끝난 뒤 남는 공기. 이런 부분에서 음악이 너무 앞서가거나 너무 뒤에 있으면 장면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음악을 넣는 것보다 ‘빼는’ 작업을 더 많이 합니다. 음악이 화면의 움직임과 싸우면 결국 감정이 죽어버리니까요.
브랜드 광고에서는 2초 안에 신뢰를 전달해야 한다
광고 음악은 매우 짧습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의 태도와 톤을 담아야 합니다.
우리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로고 사운드가 딱 1.8초였습니다. 그런데 그 1.8초 덕분에 전체 광고의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브랜드 사운드 전략은 Adweek의 분석 기사들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계속 언급됩니다. MR-dust도 이 흐름을 참고하지만 결국 장면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재해석합니다.
MR-dust의 작업 방식: 소리를 다듬는 게 아니라, 감정을 깎아낸다
1. 첫 만남 – 말보다 ‘침묵’을 더 많이 듣는다
처음 만났을 때 “이 장면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보다 “이 장면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를 들으려고 합니다. 사람은 말하지 않은 곳에서 많은 감정을 드러내니까요.
2. 데모 작업 – 일부러 빈 곳을 남겨둔다
데모는 완성본이 아닙니다. 비어 있어야 하고, 흔들릴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클라이언트가 감정을 더 정확히 얹을 수 있습니다.
3. 수정 – ‘좋다/별로다’보다 ‘왜’를 짚는다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의 반응에는 분명한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MR-dust는 그 이유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4. 마스터링 – 기술이 감정보다 앞서지 않게 한다
스튜디오에서 완벽하게 들리는 음악이 휴대폰 스피커에서는 너무 차가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기술보다 ‘느낌’을 따라갑니다. 좋은 소리는 결국 사람에게 닿아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프로젝트 속 기억들: 오래 남아 있는 몇 장면
한 배우의 떨리는 목소리를 살렸던 작업
어떤 드라마 장면에서 배우의 목소리가 살짝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그걸 지우고 싶어 했지만 우리는 그 떨림을 남겼습니다.
“이 떨림이 장면의 핵심이에요.” 결국 감독도 동의했고, 방송 후에 시청자들이 남긴 댓글 중 가장 많았던 말은 “그 대사에서 이상하게 울컥했어요.”였습니다.
공연장에서 귀가 아니라 몸으로 느껴졌던 사운드
작은 홀에서 진행된 공연에서는 저음보다 중역을 키웠습니다. 관객과 가까이 만나는 장면에서는 몸을 흔드는 진동보다 ‘사람의 목소리와 기타의 스침’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MR-dust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것: 오래 남는 울림
시장은 빨라지고, 음악은 더 쉽게 만들어지고, 알고리즘은 계속 사람의 취향을 예측하지만 MR-dust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왜 이 장면에는 이 소리가 있어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이유 없는 소리는 결국 잊히지만 이유가 있는 소리는 끝까지 남습니다.
지금, 당신의 장면을 들려주세요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아도 됩니다. 영상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냥 “이런 감정의 장면이 있다”는 말만 있어도 됩니다.
MR-dust는 그 작은 신호 하나에서 음악의 첫 단서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단서가 어떤 장면을 어떻게 살아나게 할지 끝까지 함께 고민합니다.
소리는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MR-dust는 그 힘을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다룰 줄 아는 팀입니다.


